A Period at A Midsummer Night’s Little Theatre Festival 20150822

2015 ‘한여름밤의 작은극장을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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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8월 22일-23일에 열린 한여름밤의 작은극장 참여 후기

글 한혜민

PHOTO CREDIT: Gsweet Jeon

1.

공연장소인 스튜디오 둘 앞에 한여름밤의 작은극장을 통해 태어난 그간의 공연 사진들과 소개 엽서들을 전시해 두었다. 2013년 아코. 2014년 ㄴㅜㄴ/. 그리고 2015[.]A Period – 생리에 관하여

2013, 운명처럼 국립극단 어린청소년극연구소의 작은극장 프로젝트를 만나고 를 만나게 된 일. 그리고 그것을 통해 독립공연예술가로서 태어나 한 걸음씩 성장해 온 지난 3년의 모습이 스쳐 지나가 남모르게 킥킥거리며 마음 속 벅차오름을 느꼈다. 올해 3번째로 참여하면서 경험하는 가장 큰 변화가 있다면 바로 고민을 넘어서 행동하는 것에 더 힘이 생겼다는 점이 아닐까싶다. 자책보다는 자신감이, 두려움보다는 용기가, 아쉬움보다는 앞으로를 향한 계획이 더 커졌다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도 주위를 둘러보면 진심으로 격려하고 조언해주는 동료들이 생겼다는 것. 생이 얘기했던 독립공연예술가로서의 근육을 키워나간다는 건 이런 의미가 아니었을까?

스튜디오둘

2.

 어릴 적부터 나는 생리가 정말로 싫었다. ‘도대체 난 왜 여자로 태어나서 생리를 하는 거야?’, ‘왜 여자는 생리 중이라고 말하면 안 되는 거지?’, ‘생리대는 왜 항상 검은 비닐봉지에 쌓여 숨겨져야 하는 거야?’, ‘생리통은 또 왜 이리 괴로운 거냐고!’ 풀리지 않는 질문들과 이해할 수 없는 괴로움에 언젠가부터 생리를 주제로 한 공연을 꼭 만들리라 다짐하고 생각들을 품어왔었다. 그리고 품어지고 불어난 생각들은 용기의 힘을 입어 2015, 세상 속에 드디어 태어나게 된다!

 창작과정에 있어서의 불확실성은 물론 이번에도 여전히 나를 괴롭혔다. 하지만 불확실성란 놈은 예술 창조 욕구의 본질로서, 피할 수 없으며 절대 서로 떨어질 수 없는 동반자라 하지 않았던가. 불확실성과 그에 따른 두려움을 창작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포기하지 않으면, 공연을 준비하며 나를 떨게 만들던 것들이 무대 위에서 깨뜨려져 새롭게 피어나는 경험을 맛볼 수 있다. 머릿속에 떠도는 가능성들은 직접 행해보지 않으면 절대로 알 수 없는 일인 것이다. 눈치를 보며 겁내 주저하기엔 인생은 무척이나 짧고 관객들의 마음과 만나는 그 찰나의 순간은 너무나도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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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공연에는 관객설문조사를 통해 관객의 목소리를 좀 더 구체적으로 듣고자 했다. 그것은 무대에 서는 를 점검하고 관객과 작품과의 만남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동시에 작품에 대한 믿음을 키워나가는 일이기도 했다. 관객의 소중한 피드백을 통해 공연의 색깔이 더 뚜렷해짐을 경험했다. 어느 관객이 적어준 생리에 대한 생각이 긍정적으로 바뀌었다라는 피드백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너무나도 감동적이고 감사한 일이다. 공연을 통해 할 수 있는 아름다운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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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이번 공연 때 아쉬운 점 중 하나는 바로 관객 홍보의 문제. 비교적 여러 공연이 가장 많이 얽혀있는 시간대이기도 했고, 실내공연인 만큼 외부에 노출이 잘 되지 않아 공연을 보려고 찾아온 관객 외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듯 했다. 작큰이 홍보부스와 공연 엽서 전시도 스튜디오 둘 앞에 해놓았는데, 실내로 들어오는 사람들만 슬쩍 볼 수 있는 정도. 야외에도 뭔가 공연 장소와 시간을 알릴 수 있는 게 필요했을까 싶다. 그것보다도 개인적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알리는 시간과 노력도 부족했던 것이 아쉽다.

 마지막 공연 때, 축제진행스텝으로부터 축제 진행 상황상 5분-10분정도 늦게 시작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제안을 들었고 그렇게 하기로 하고 입장시 안내를 해주기를 부탁했다. 어찌어찌하다보니 공연이 예정시간보다도 15분이나 늦게 시작하게 되었는데, 이후 관객들에게 물어보니 안내가 전혀 되지 않아 ‘왜 늦게 시작하나’싶었다고 들었다. 지금까지도 안내 없이 관객을 기다리게 한 점이 너무 미안하고도 아쉽게 남는다. 관객에 대한 배려, 순간적인 현명한 판단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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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역시 사람. 사람. 사람.. ! 음향오퍼와 진행을 도와주기로 했던 스텝들이 사정으로 인해 갑작스럽게 참여가 불가하게 되었다. 속상하기도 하고 같이 작업을 했던 사람들이기에 이것이 이번 공연으로 이어질 수 없음이 아쉬웠다. 그리고, 아주 급작스럽지만 아주 감사하게도 새로운 스텝들을 만나게 되었고, 이들과 함께 서로에 대한 배려와 작품에 대한 애정으로 최적의 호흡을 맞출 수 있었다! 이 공연을 올해 4월 처음 쇼케이스할때부터 지금까지 모든 공연을 보러와주었던 화천 인연 지홍군이 진행 및 영상, 조명을 맡고 이번 작품의 작곡가분의 남편분, 윤님이 음향오퍼를 대신하여 맡게 된 것. 특출난 꼼꼼함과 배려심으로 내가 챙기지 못하고 보지 못하는 부분까지 잘 소통하며 공연을 진행할 수 있었다. 특히 좋았던 순간은 리허설 영상을 찍어 이후 쉬는 시간에 함께 이를 보면서 서로 피드백을 나눴던 순간. 함께 영상을 보며 체크하니 조명과 음향의 타이밍, 연기에 대한 피드백 등을 바로바로 나눌 수 있어 좋았고 ‘함께’라는 느낌이 들어 감동이었다. 그리고, 남자스텝인지라.. 공연 전 후 힘쓰는 일에도 아주 큰 도움을 받았다는… 너무 감사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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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올해 4월 4일 문래동 주말극장에서 진행했던 첫 공연, 이를 바탕으로 조금 더 공연의 색깔을 찾아갈 수 있었던 6월 27일 문래예술공장에서의 공연, 그리고 8월 나의 고향집과도 같이 느껴지는 한여름밤의 작은극장 축제에서의 공연.. 공연이 처음으로 싹을 틔운 이후 어찌하다보니 2개월 단위로 수정 보완하여 재공연할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졌다. 물론 이러한 기회는 주어졌다기보다는 직접 만들었던 것. 세 공연을 보고 그 변화과정을 지켜본 이번 스텝 지홍군이 “첫공연때와는 느낌이 많이 다르다. 색깔이 많이 뚜렷해졌다.”라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생각해보면 작품과 나에 대한 확신이 없고 관객의 반응이 두려웠던 첫 공연때보다는 관객을 한 두차례 만나면서 더 작품과 나를 믿게 된 것 같다. (물론, 아직도 갈길이 멀긴 하지만^^) 그것이 가장 큰 변화라고 생각된다. 그럼으로 인해 무대 위에 오르는 것이 더 신나졌다. 내가 신나야지만 이것이 보는 관객에게도 전달되는 법. 이번 스튜디오 둘에서의 공연은 물론 아쉬운 점이 많이 남지만 무엇보다도 내가 더 신나게 하게 되었다는 점이 큰 성장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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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나는 작품은 항상 나아가는 과정 안에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관객을 지속적으로 만나면서 발전해나가는 것임을. 그렇기에 작품을 믿고 꾸준히하는 것 또한 굉장히 중요하다. 10년 뒤, 20년 뒤, 30년 뒤 공연의 색깔과 나의 관점은 어떻게 닮고 또 어떻게 달라져있을까?

 이제,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한번으로 그치지 않고 앞으로도 지속되는 작업으로 이어가야 할 것이다. 그것을 통해 다양한 관객을 만나보고 싶다. 작품 속 아직 해결되지 않은 지점들을 하나씩 풀어가며 다듬어가고 싶다. 그럼으로 그동안 홀로 깊숙이 쌓아두고 있던 고민과 마음들을 달래고, 또 자신과 타인을 더욱 이해하게 되는 계기로서 공연이 하나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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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이것은 또 하나의 시작이다.

 

[.]A PERIOD

2015.08.22-23

Studio 2, National Theatre Company of Korea

Playwright/Director/Actress: Hyemin Han

Dramaturg: Seongok Cho

Composer: Hyeshin Han

Projection Design: Hyunji Park

Sound Operator: Jongyoon Yoo

Lighting/Projection Operator: Jihong Lee

About hyeminhan

- Independent Performing Artists. - Founder of Theatre 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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