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만난 공연, 축제, 사람 #04. Edinburgh Fringe Festival

Performances, Festivals, Artists I met in Europe 2016

#04. Edinburgh Fringe Festiv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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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1. People and Stories

에든버러 프린지. 공연의 늪에 빠지다!

프린지 페스티벌에는 정말로 많고 많은 공연들이 있다. 상상 이상이었다. 그 많은 공연들 중 한정된 시간과 경비 안에서 선택 관람해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내가 흥미를 갖고 있는 장르를 발견할 수 있었다. 주로 Clown, Physical Theatre, Solo Show, Puppet, Improvisation, Visual Art, Children’s shows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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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고민은 다시 반복된다. 내가 가야하는 길은 무엇일까. 나만의 색깔은 뭘까.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은 뭘까. 난 어떻게 나의 정체성을 만들어 가야 할까.

이렇게 계속 제멋대로 요동치듯 나아가도 되는 걸까 현재는 불안감이 가득하지만, 그 건 아마 평생 내가 안고 풀어나가야 할 과제일 테다. 수많은 공연들로 넘쳐나는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여러 공연을 보면서 얻은 하나의 발견은 내가 무엇을 보고 싶어 하며, 내가 무엇을 볼 때 즐거워하고 감동 받는가였다. 예술행위에 있어 첫 번째로 중요한 것은 행위자의 마음가짐, 스스로의 즐거움과 감동일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고스란히 관객에게 전해진다고 믿는다.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만난 공연과 사람들은 그야말로 기대 이상의 큰 선물이었다. 특히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에게서 앞으로 계속해서 나아가게 해줄 큰 동력을 얻었다.

에든버러 거리에서 만난 한국 공연자들

에든버러에 도착한 다음 날, 비가 부슬 부슬 내리기 시작했다. 계획 없이 프린지 존 거리를 걸어 다니며 거리공연을 보다가 어디선가 사람들이 모두 환호성을 지르며 공연을 관람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한국거리공연자 준의 공연이었다.

준과 함께 에든버러에 온 한국 거리공연 참가자는 10여 명 정도 되었다. 이들은 현재 각자 혹은 같이 유럽을 여행하며 거리공연을 하면서, 숙소를 공유하고 서로 공연 영상과 사진을 찍어주는 등 도움을 주고받고 있다고 한다. 우연히 준과 인사를 나눈 이후 한 명 한 명 알게 된 그들. 나이대가 비슷하고 타지에서 만나서 그런지 더욱 반가웠다. 많은 시간을 보내지는 못했지만 가끔 마주치며 인사하고, 우연히 다른 거리 공연을 같이 보기도 하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자신이 원하는 삶을 직접 꾸리고 꿈을 실제로 행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나는 건 언제나 즐거운 일이다.

앞으로 이들의 행보를 지켜보며 나도 덩달아 힘내어 함께 성장할 수 있을 것 같다. 참으로 반갑고 고마운 인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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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거리공연자들과의 만남

“가방 하나 들고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공연하며 사는 삶은 어떨까?”

예술가라면 누구라도 이런 생각은 한 번쯤 해보지 않았을까? 에든버러에는 그 꿈을 살고 있는 예술가들로 넘쳐났다. 그런 예술가들 주변에 있는 것만으로도, 마주치며 하는 눈인사만으로도 감동적인데, 감사하게도 그 안에서 좋은 친구를 사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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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k less. Love more”

에든버러에 있으면서 우연히, 그리고 일부러 찾아가 3번이상 관람한 거리공연작품이 있다면 사무엘(공연필명:Thelmo Parole)의 “The Show Must Go On”과 MiMo Huenchulaf의 거리 클라운 공연이다. 보고 있으면 행복해지는 공연이었다. 그리고 그 공연자를 직접 만나고 보니 그들의 진정성이 묻어나기 때문에 더 감동이 마음으로 다가온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Thelmo Parole의 “The Show Must Go On”

공연을 보고 나서 한껏 들뜬 마음에 근처에서 쭈뼛거리다 사무엘을 찾아가 고맙다고 인사를 했다. 그것이 시작이다. 다가가 인사하고 자기 생각을 상대방에게 표현하는 것. 그러면서 인연은 시작된다. 이후 거리를 왔다 갔다 할 때마다 우리는 인사를 나누고, 우연히 공연을 같이 보게 되고, 밥을 같이 먹는 등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었다.

수준 높은 공연을 볼 때면, 너무 행복하고 즐겁고 감동적이면서도 한편으론 ‘이건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야’라며 내 마음을 좁히는 생각들이 들어올 때가 있다. ‘내가 정말 할 수 있는 사람인 걸까?’ ‘이건 타고난 재능이 있어야지만 가능한 것이 아닐까? 난 그렇지 않은데..’ 하며 나를 잡아먹는 생각들.

이 생각들은 에든버러에서 거리공연자들을 만나며 바뀔 수 있었다. 그들이 얼마나 진지하게 노력하고 또 노력하는지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참고: 공연홍보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aXJDM_G7af8

MiMo Huenchulaf의 공연

‘공연하면서 세계를 떠돌며 사는 삶’은 가능하다. 노력하고 계속 행동한다면. 더 나아가 난 한 가지 질문을 갖게 되었다. “그것을 통해 무엇을 전하고 싶은가” 그리고 “나는 그것을 원하는가?” 자신이 진정으로 삶에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번 여행을 통해 그것이 점점 더 선명하게 보이는 듯 해 감사하고 기쁘다.

참고: 공연홍보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QWwTBkC3HOI

 

– 김태형 선생님과의 깜짝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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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든버러를 떠나기 이틀 전, 공연을 보고 나오는데 김태형 선생님을 만났다. 김태형 선생님은 지난 국립극단 차세대연극인스튜디오에서 ‘바로 연기하기(즉흥)’ 수업을 진행해주신 선생님으로 현재 활발하게 활동 중이신 연극, 뮤지컬 연출가이다. 관객들로 가득 찼던 극장에서 나오는데 마주친 우리! “대학로도 아니고 에든버러에서 이렇게 만나냐!” 하시며 쌤은 시원한 맥주를 사주셨다. 마침 다음 예매한 공연도 같은 작품이어서 다음 공연장소로 이동하며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공연을 본 후 쌤은 입술이 터진 나를 보시며… 밥을 잘 먹고 다니라며 아주 아주 맛있는 밥을 사주셨다. 유럽 여행을 하며 거의 처음으로 제대로 된 레스토랑에서 밥을 거-하게 먹었다.

에든버러에서 가장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좋은 작품을 보고 난 후 그 감동을 나눌 사람이 없다는 거였는데 쌤과 이야기를 나누며 그 감동을, 그것도 한국말로, 나눌 수 있어 좋았다.

아 정말. 사람이. 좋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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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hyeminhan

- Independent Performing Artists. - Founder of Theatre 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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